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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띠 엄마는 행복해

한나 김미성 2009. 7. 28. 11:37

               닭띠 엄마는 행복해     by 닭띠 엄마                                  

 

 

나는 닭띠다.

여자의 나이와 체중은 영~원한 비밀이라고들 하지만

나는 본디 내숭이나 신비주의와는 거리가 먼 여자이니

까짓 거, 나이는 감출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아줌마이다.

그러니깐두루,,,1957년생 닭띠라고 만천하에 이리 큰 소리로 소문내도 아무렇지 않다는 거다. ^0^

(그렇다고 체중까지 공표하라고 하면  한 달간 쯤 굶은 후에 발표하겠다.

그럼 4* 킬로그램 대로 내려갈 수 있을까? 풉, 정신이 나갔군.)

오잉?

무슨 결혼을 그리 일찍 하셨어요?

하고 궁금해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하하, 난 또 어쩔 수 없이 눈물을 머금고

여러분들이 지겨워 하실 그 넘의 자랑질부터 시작해야 한다.

여섯 살에 학교 들어간 '신동' 비스무레했던 아이였던지라

내 동창들은 작게는 한 살부터 무려 네 살까지 차이가 난다.

(그렇다고 그 신동 기운이 오~래 갔을 거라 오해를 하신다면 그저 감사 드릴 따름이다,ㅋㅋ)

그러니까  남들 보다는 조금 일찍 졸업한 터라

 아버지의 지나친 딸 염려 덕분(?)에 직장 생활 한번 못 해 보고

아버지 영업장(? 몇 십평의 약국)에 갇혀 도우미 노릇  하다가

그게 지겨워서 스물 네 살 되던 해.

첫 선을 본 남자에게 한 눈에 반해(?) ...또는...반한 척(?)

석 달 보름만에 결혼을 해 버린 탓이다.

,"얼마나 미남이기에?"

이리 물어 보시면...

감추는 거 하나 없이 우리 집 숟가락까지 내 보이는 성미에

남편 사진이라고는 초딩 입학식 날 찍은 사진 한 장,

달랑 올려 놓은 걸 보면서 추측해 보라고 말씀 드리겠다.

 

추측 하나. 너~무 잘 생겨서 불안한 마음에 감췄나?

추측 두울, 너~무 대강 생겨서 부끄러워 감추나?

 

둘 다 땡!입니다.

(오모나? 다 쓰고 보니 여기부터 경어체로 바뀌었군요,,하하, 이게 옳지요. 그대로 패스)

이유는 단 한 가지.

마누라 눈에는 너무 멋진 남자인데

자기는 도무지 공개 할 만한 얼굴이 아니라며

자기 얼굴을 블로그에 공개하면

수도원에 들어가서 수도사가 되어 버리겠다고

으름짱을 놓는 남편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 남자야 말로 내숭이거나 신비주의로 일관 할  작정이나 봅니다.

 

 

 

좌우지간.

허니문 베이비로 딸을 낳고 보니  제 딸들도 <닭띠>입니다.

그것도 하나도 아니고,,,둘이나..

하하, 쌍둥이 엄마냐구요?

글쎄요.

한 녀석은 81년 3월 15일 생.

한 녀석은 81년 3월 27일 생.

아이구,,무슨 수로???

여태 딸 하나만 보아 오셨던 여러분들.

궁금해서 제 턱 밑까지 바짝 다가 앉으시네요,,

에고고.. 더운데,,저~만치 떨어져 앉자구요.^0^

 

그리고 정확히 2년 후인

83년 3월 15일에 아들 녀석 하나,,

ㅋㅋ..

설마 아들도 며칠 후 하나 더 낳았느냐고 물어 보시려나?

현재까진.... 아들은 하나 입니다.

 

 

 

 

요즘은 제 얼굴이 24시간 내내. 잠 자는 시간까지도 싱글벙글입니다.

편두통이 나흘 연속 괴롭혀서 진통제를 콩알 집어 먹듯이 하면서도.

갑자기 갑상선에 1.3센티짜리 멍울이 발견되어

오늘 아침 목에 바늘을 집어 넣어 조직을 떼내어  검사 들어 갔어도

찜찜하거나 겁이 나기는 커녕

그저 행복하고 감사하고 즐겁기만 합니다.

제 남편이 보는 저의 모습은

딱!! 늦바람 난 여자랍니다.

하하, 저나 제 남편이나  그런 분을 아직 못 뵌지라

정확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요.

 

닭띠 딸들이 주는 기쁨 때문입니다.

(아들아, 오늘만큼은  너는 그냥 잠시 넘어 가자)

15일에 태어난 딸은 눈웃음이 이쁜 아이입니다.

수줍음이 좀 있고 내성적이라서 엄마 앞에서 수다를 떨지는 않지만

 속이 참 깊고 맑은 아이랍니다.

27일에 태어난 딸은 목소리가 참 이쁘고 성격이  맑고

나긋나긋 애교도 많고 믿음이 깊어서

하루를 복음 묵상으로 시작하는 아이랍니다.

아~ 물론

여늬 엄마들과 똑같이

자식이기에 무조건 이쁘고 무조건 사랑스럽습니다.

엄마든 아빠든 다 아실 겁니다.

뱃 속에 아이를 잉태한 순간부터

그 아이 얼굴이 어찌 생겼을지 성격이 어떤 아이일지 전혀 상관없이

무조건....무조건....

사랑이 마구 마구 생기는 것이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입니다.

 

 

 

 

요즘 제 블로그를 와서 주의 깊게 보시고 무언가 달라진 것을 느끼신 몇 분이

저에게 은근슬쩍 물어 오시기도 하고

스토커처럼(!!) 제 뒤를 밟아

29년 만에야 찾은 닭띠 딸을 알게 되어

저에게 물어 오시기도 합니다.

숫제 몇 분은 제 허락(?)도 받지 않고 찾아가서

규린이의 이모, 삼촌이 되어 버렸습니다.

 

음~~~

감출 일도 아니고,,,벌써 몇 분이 아시게 되었고...

그리고 무엇 보다

 자랑스러운 나의 딸을

감추어야 할 이유를 아무리 찾아 볼래야 찾을 수가 없어서

오늘 여러분에게 소개합니다.

 이렇게 엄마 마음대로 소개해 버려도 되는지

우리 규린이에게 물어 보지는 않았지만

착한 규린이는 엄마 마음을 잘 알기에 그냥 이쁘게 웃을겁니다.

 

제 딸 이름은 규린이 (3월 27일에 태어난 녀석이지요)

세례명은 리디아.

포항에서 포항 엄마와 살면서

 광주에 사는 한나 엄마와 매일 매일

전화로... 블로그로 수다 떨고

그것도 부족해서 이메일까지 주고 받는

참 정도 많은 딸입니다.

얼굴이 궁금하다구요?

<행복이> 딱 그렇게 생겼습니다.

상상이 안 된다구요?

눈을 감아 보세요.

여러분들의 '사랑하는 나의 딸' 을 그려 보세요.

딱!! 그 모습입니다.

사진 한번 본 적이 없어도

난 내 딸 규린이를 너무도 잘 압니다.

엄마이니까요.

그런데요.

놀랍게도 우리 규린이가 나중에 이런 말을 하네요.

"엄마, 저 있잖아요. 신애랑 아주 많이 닮았어요."

세상에나,,얼굴도 그렇고 성격까지 그렇다네요.

당연하지요. 저의 딸이니까요.

하나님께서는 이미 저더러 규린이 엄마하라고

닭띠 딸을 낳게 하셔서 우리 규린이를 만나게 하신 게 분명해요.

 

 

 

 

하나님께서 우리 규린이의 엄마가 되라는 마음을 저에게 주셨을 때

아주 잠깐 염려하며 기도했어요.

내가 목숨을 다 하는 날까지 나의 딸 신애를 변함없이 사랑하는 엄마이듯이

내가 목숨을 다 하는 날까지 나의 딸 규린이를 변함없이 사랑하는 엄마가 아니 될 거라면

즉흥적인 감상으로 섣불리 시작해선 안 된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었지요.

그러나,,기도하면서

저에겐 강한 믿음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알게된지 한나절 밖에 되지 않았는데

규린이에게 엄마가 될 터이니 나의 딸이 되어 달라고 부탁했어요.

저의 평소 성격이나,,,,규린이의 지금까지 성격으로선

상상 할 수 없는 일이지요.

규린이의 마음에도 주님의 허락하심이 있었던지라

아주 쉽게 엄마라고 불러 주었답니다.

규린이는 저의 글 딱 한 편 읽었고,,

저는 규린이의 블로그에 가서 한나절 동안 머무르며

규린이의 삶을 살펴 보았지만

블로그를 찾아간지 십 분도 지나지 않아서

강하게 제 마음을 흔들어 버린 딸입니다.

제 남편 역시 규린이를 닭띠 이란성 쌍둥이 딸로 여기고

사랑합니다.

 

 

 

 

제 방에 하루에 평균 천 여명의 방문객들이 찾아 오시는데

규린이 이야기를 섣부르게 꺼내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내 딸 규린이에겐 어떤 영향을 끼칠지

하나님께 지혜를 구했습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망설일 이유도 감출 이유도 없다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내 딸 신애를 낱낱이 소개하듯이

내 딸 규린이 역시 여러분에게 자랑스럽게 소개하는 것이

엄마로선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란 생각이지요.

 

딱 한 가지 우려하는 것은

규린이와 저의 사랑에 대해,,,,

그리고 내 딸 규린이를 향해,,

성급하게 잘못된 생각을 하시는 것 만큼은 사양합니다.

연민의 눈으로 볼 일도, 치켜세워 줄 일도 아닌.

그냥

딸과 엄마의 뒤늦은 만남을 위해

여러분도 함께 기도하며 축복 해 주시기만을 바랍니다

 

 

 

 규린이로 인하여 저는 이렇게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