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밥도둑: 칠게젓갈 & 장어탕>
칠게 젓갈
간장 게장이 밥도둑이라고들 하지만 꼭 값비싼 게장이 아니더라도
입맛 잃기 쉬운 더운 여름철에도 밥 한 사발 뚝딱 해치울 수 있게
입맛 당기는 음식을 소개해 본다.
이름하여 칠게 젓갈
<칠게>는 갯벌에 사는 뻘게로 게 종류 중 개체수가 가장 많고
특히 시력이 좋고 예민해서 수 십 미터 거리에서 사람이 움직여도 바로 구멍 속으로 숨어 버리는 재주가 있다.
칠게는 몸이 아주 작아서 물때까지 벗겨지도록 씻는다는 게 쉽지 않다.
다리가 떨어져 나가지 않도록 넓은 그릇에 칠게를 담고 물을 넉넉히 부은 후 나무 주걱으로 저어가며
몇 번 뻘물을 흔들어 낸 후 약한 소금물에 해감을 시킨다.
가장 확실하게 씻어내는 방법으로 나는 <베이킹 소다>를 사용한다.
소금물로 해감시킨 후 베이킹 소다를 한 수푼 넣고 물을 붓는다.
여전히 살아 있는 칠게들이 연한 소다물 속에서 자연스럽게 남은 해감을 뱉어내고
또 게 겉부분이 아주 깨끗해진다. 식용 소다이므로 전혀 무해한 방법이다.
흐르는 물에 흔들어 물기를 제거한 후
1. 간장물을 부어 한 열흘 삭힌 후 갈아 양념하여 먹는 방법과
2. 바로 갈아 양념하는 방법이 있는데
냉장고가 흔치 않던 시절에는 1의 방법을 많이 사용했으나
요즘은 바로 갈아 냉장 보관해 두고 먹는다.
되직한 찹쌀풀이나 밥. 홍,청 고추. 생강. 마늘을 갈아 놓고
물기를 빼둔 칠게를 브랜더에 곱게 간다.
곱게 간 게에 미리 갈아 두었던 양념과 소금.깨소금을 넣고 고춧가루도 더 넣어 고루 섞어 간을 맞춘다.
냉장 보관해 두고 먹을 거라서 너무 짜지 않아도 된다.
잘 소독해서 완전히 습기를 말린 유리병에 담고 맨 윗 부분에 꽃소금을 조금 뿌려 밀봉한 후
냉장고에 보관한다.
3일만 지나도 맛이 숙성되어 먹기 시작할 수 있다.
먹을 만큼 양을 덜어 내어 참기름과 청양고추, 쪽파를 송송 썰어 한번 더 양념한 후 상에 올린다.
뜨거운 밥에 한 수저씩 쓱쓱 비벼 먹으면 껍질까지 부드럽게 갈아진 게향이 물씬한
아주 맛깔스러운 반찬이 된다.
물론 키토산과 무기질이 무진장 많아 영양도 최고이다.
짜지 않아 넉넉히 넣고 밥 비벼 먹으면 정말 맛있다.
입맛 없을 때...요 녀석 한 종지 있으면
뜨거운 밥 한 공기 아주 행복한 느낌을 맛보며 금새 그릇을 비우게 될 것이다.
~~~ 서남해안 갯벌이 있는 곳에서만 잡히는 칠게. 한 대접 수북한 양이 대략 1만원이다.
2만원 어치 샀더니 양이 아주 넉넉하다. 어르신 계신 댁에 선물하면 아주 좋아하실 건 당연하다~~~
장어탕
하모 샤브샤브를 먹고나니 만만하게 보았던 갯장어의 영양소를 새삼 검색하게 되었고
민물 장어 보다 더 영양가가 많다는 내용에 민물 장어탕만 끓여 먹었던 무식함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갯장어로 장어탕을 끓여 보았다.
우와~ 아주 고소하고 담백한 장어탕..
여러분에게도 한 뚝배기씩 대접해 드린다.
생선가게에서 가시를 발라내고 아주 가늘게 채썰고 탕탕 다져서 요리하기 좋게
손질해서 주시니 그저 고맙기만..^^
탕을 끓일 솥을 달군 후 다진 장어살에 들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달달 볶는다.
시래기는 미리 삶아 찬물에 우려 시래기 냄새를 뺀 후 대충 찢거나 썰고
된장 약간과 청홍고추, 들깨. 양파. 김치다대기를 넣고 조물조물 버무려 둔다.
생선가게에서 담아준 장어의 머리와 뼈..고개를 저었더니 꼭 이걸 넣어야 육수가 더 맛나단다.
정말 뿌옇게 육수가 우러나와 건더기는 건져낸 육수와 양념 버무린 시래기를
장어살 볶아둔 솥에 넣고 뭉근하게 푹 끓인다.
기름기가 의외로 많지 않아서 국물에 뜬 기름은 들기름이어서 전혀 느끼하지 않다.
소금 후추로 간을 마저 맞추고 길게 썬 대파와 숭덩 썬 깻잎을 듬뿍 넣어 한소큼 더 끓인다.
본디 어떤 탕이든 충분히 푹 끓여야 제 맛이 난다.
국물을 적게 잡아 좀 뻑뻑하다 싶게 진하게 끓였다.
뚝배기에 뜨거운 장어탕을 담고 송송 썬 쪽파. 홍.청고추. 깻잎을 얹고
들깨가루를 한 수저 얹어 상에 낸다.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팔팔 끓는 뚝배기를 상에 내놓는데
지나치게 뜨거운 음식은 식도와 위에 아주 좋지 않다....
저렴한 가격으로 영양 많고 맛도 좋은 장어탕과 칠게젓갈.
올 여름 한번 시도해 보면 좋겠다.
그다지 어렵지 않은 조리 방법.
"난 요리에 약해요. 요리는 어려워요. 애써 만들어도 맛이 없어요"라고 하시는 분들.
그런 공주님은 덜 예뻐요.
손 탁 걷어 부치고 즐거운 마음으로 도전해 보세요.
음식 만들기는 무한한 상상력과 신나는 도전 정신과
내 가족을 마루타로 삼는(?) 실험정신과 가족을 위한 사랑을 뭉뚱그려
조물조물 무치고 폭폭 끓여내면
가족 모두를 무한대로 행복해지게 해 주는 신나고 멋진 일이랍니다.
제 말이 맞다 여기신다면
손가락 꾸욱 눌러 추천 도장 찍어 보실래요?
오늘밤 돼지꿈 꾸실거야요~^0^